What Is Theatre?: A Question for a Democracy of Se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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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역동적인 도시이다. 빠르게 변화한다는 사실은 다른 아시아의 도시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지난 50여 년간 서울은 시간을 재촉해왔다. 산업과 경제는 급속도로 성장한 반면, 성장의 그늘도 깊었다. 전후 회복과 경제 발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윤리와 철학은 상대적으로 빈곤해졌고, 그 정신적 가난함은 지금도 여전하다. 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스무 살에 서울로 이주했다. 처음은 이 도시의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로웠다. 극장과 미술관 같은 문화시설에 드나들기 시작했고, 버스를 타고 도시의 이곳저곳에 자리 잡은 화려한 거리들을 구경하러 가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서울의 속도가 나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에 비해 숨 가쁘고 벅차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당시 IMF 구제금융을 신청할 만큼 국가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던 터라 대학의 분위기도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들로 서울에 올라온 지 일년 반만에 일년 간 휴학을 하고 서울을 떠나있기도 했다. 약 15년이 지난 지금도 서울은 나에게 여전히 애증의 도시이다. 서울은 강과 산을 파내며 커져갔지만, 남아 있는 자연의 풍경은 여전히 위로를 준다. 가파른 스카이라인이 사이로 웅장한 산의 모습이 보이는 도시는 드물다. 사려 없이 진행되는 일들과 분노를 일으키는 사건사고도 넘쳐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이 다시금 기대를 갖게 한다. 이렇게 실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오늘도 서울 살이가 이어진다. 여기에 소개하는 한국 예술가들의 퍼포먼스나 프로젝트들도2009년에서 2011년 사이 서울에서 만들어지고 소개된 것들이다. 서울은 대상이며 동시에 주제이다. 이 시기는 ‘한강 르네상스’라는 이름 아래 서울을 “디자인”하려던 시장과 전국토를 다시금 개발 열풍으로 몰고 가려던 사업가 출신의 대통령이 4대강 개발 사업을 실행하던 시기였다. 한강 르네상스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당시 서울 시장이던 오세훈이 약 5940억의 비용을 들여 진행했던 한강변 개발 사업의 명칭이며, 4대강 개발 사업은 이명박 정부(2008.2 ~ 2013.2)의 핵심사업으로 총 22조 원을 들여 수자원 관리를 명목으로 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 일대를 재정비하는 대규모 토목 공사였으며 2013년 초 완료되었다. 이후 실효성 논란과 환경 파괴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하던 철거민과 경찰이 대치하던 중 화재로 6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당했던 용산 참사가 일어났던 것도 2009년이다. 도심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부동산 투기의 끝물을 타고 서울의 집값이 출렁였고, 오른 집값을 감당하지 … Continue reading 서울, 개발의 열풍에 저항하는 새로운 장의 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