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Scene / Asia 킥오프 이벤트 개최
2015년 9월 8일, 한국 광주에 준공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안에 있는 문화정보원 대강의실에서, Scene / Asia를 대외적으로 첫 선을 보이는 킥오프 이벤트가 개최되었다. 등단한 이들은 아시아 5개 지역의 Scene / Asia의 큐레이션 팀의 전 멤버 11인이었다 (제이슨 위는 싱가포르로부터 스카이프 참가). 각 멤버가 다국간 프로젝트인 Scene / Asia를 공동 설립한 목적을 말하고 총감독인 이와사키 교코를 비롯한 일본인 멤버가 사업 내용 및 사업 지침 전반에 대해 설명했다.
아무래도 작품 소개, 공동 제작, 레지던시, 젊은 작가 육성 등의 ‘기존의 사업 프레임’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2시간의 설명만으로 얼마만큼 프로젝트의 진의가 전달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발표 직후 15분간 예정되어 있었던 질의응답이 45분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는 사실을 뒤돌아보면, Scene / Asia의 전개에 대해 흥미를 갖는 아시아의 프로듀서, 아티스트, 제작자, 연구자들의 수요가 적지 않음을 느꼈다. 특히 능동적으로 참여해 준 것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의 동남아시아 각국의 참가자들이었다. 모국의 무대예술계에서는 오피니언 리더이기 때문에 아웃사이더이기도 한 그들이 다른 아시아의 동시대인들과 이어지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벤트 당일, 같은 ACC 안에서 무대예술 관계자들의 국제회원제 네트워크 IETM (Informal European Theatre Meeting)이 개최되었기 때문에, 일본과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지역이나 유럽의 무대예술 관계자도 이벤트에 참가했다. 하지만 유럽의 무대예술 관계자들에게 있어 Scene / Asia가 ‘관련 범위를 벗어난’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적인 수직축’ 및 ‘동시대적인 수평축’을 참조하며,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는 ‘아시아의 관객 공간 만들기’는 그들에게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곤란하지 않은’ 프로젝트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아시아로부터 발신되는 걸출한 현대 무대예술 작품이, 설령 아시아 예술계에서 문맥적인 관점을 완전히 상실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서양의 카논(학술적 기준)에 의거해, 문화 패권자의 입장에서 문화주변지역으로부터 수입된 작품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Scene / Asia의 주요 미션의 하나인 라는 문구는 그들에게 ‘이제 와서 무슨…’이라는 기시감을 느끼게 했으리라. 그렇지만 아시아에서는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크리티컬하게 능동적인 관객 공간이 뿌리내리지 못 했다. 서로 다가서기 위해 혹은 저항하기 위해 참조할 수 있는 아시아의 심의의 축을 공유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발신하는 지속 가능한 예술 기준을 만들어나가기’를 원하는 Scene / Asia의 열의에 대해 강하게 응답했던 이들이 주로 아시아의 전문가들 (그것도 일본이 아니라, 주로 동남아시아의 전문가들)이었다는 결과에는 더더욱 납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Scene / Asia의 정신적인 근거에 대해 공감해 준 이들이 아시아의 동시대인들이었다는 사실이 기뻤다.
당일에는 ①Scene / Asia명명의 의미, ②로고 디자인의 지침, ③초년도의 사업 내용 등에 대해 발표했다. 끝으로 그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두고자 한다.
①Scene / Asia 명명의 의미
Scene / Asia의 ‘신’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퍼포밍 아트 및 퍼포먼스 아트의 ‘장면’. 또 다른 하나는 그들 예술작품이 태어나는 사회문화적인 ‘배경’. 아시아의 근린 국가의 예술작품을 이해할 때, 커다란 장벽이 되는 것은 이웃들의 사회문화적인 상황을 주로 서구 미디어를 통해서 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이다. Scene / Asia에서는 아시아의 지역의 자화상을 자신들의 손으로 정성껏 그려나감과 동시에 그러한 사회 배경을 이해하고, 보다 깊은 현대예술에의 이해를 돕는 것을 지향한다. Scene / Asia의 웹사이트 및 심포지엄에서는 ‘무대’와 ‘사회’ 양쪽의 신을 대등하게 소개해나간다.
②로고 디자인의 지침
ASYL Design의 사토 나오키씨가 디자인을 담당. ‘복수의 각기 다른 목소리가 모임으로써 완만하게 하나의 형태가 나타남’이라는 Scene / Asia로부터의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서 작성된 로고이다. 서구의 도시 설계에서 보이는 중심점이 있고 환상형으로 퍼져나가는 중앙집권적인 지형구조가 아니라, 중심성이 결여된 채 다양한 사람들이 아메바처럼 증식함으로써 막연하게 하나의 취락이 형성되어가는 아시아의 거리 풍경도 이미지에 넣었다. 그리고 복수의 목소리로 이루어진 집합체가 고정적이 아니라 변동적이라는 점을 나타내기 위해, 로고에 모션그래픽스를 채용했다. 복수의 타원형이 모양을 조금씩 바꾸어 완만한 시너지성을 유지한 채로 움직이는 로고를 완성했다.
③초년도의 사업내용
– 연간 큐레이션: 2015/2016년도의 테마인 ‘변화하는 무대: 민주주의를 번안하다’라는 테마에 따라, 5개 지역의 팀 멤버가 온라인 큐레이션을 행한다. Scene / Asia의 웹사이트에 민주주의 (특히 표현 및 예술의 자유)라는 테마와 관련한 각각의 지역의 신체성 및 시간성이 있는 작품을 큐레이터의 글과 함께 두 달에 한 번씩 발표해 나간다.
– 동남아시아의 리서치: 상기 연도의 테마에 따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시찰. 아시아의 각 지역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승인되고, 부인되고, 유명무실화되어가는가. 현지의 아티스트와 운동가를 취재함으로써, 동시대의 예술가들의 시점을 부각시켜 나간다. 또한 웹페이지에 리서치 리포트나 인터뷰를 업로드하여, 4개국어의 독자, 관객과 그 정보를 공유해 나간다.
– 연간 심포지엄: Scene / Asia의 팀 멤버, 동남아시아의 게스트 스피커, 관객 일동이 모여, 연간 테마에 따른 리서치 성과를 보고하고 논의한다.
-4개국어 언론 웹사이트의 설립 및 운영: 상기 3개의 사업을 통해 알리는 큐레이션, 리서치, 인터뷰, 심포지엄 등의 성과를, 글, 동영상, 사진 등을 사용하여 Scene / Asia의 웹사이트에서 발신한다. 컨텐츠는 아시아의 독자와 관객이 모국어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 내에서 4개국어로 번역하여 동시 발신해 나간다.